“한국어를 잘 못하던 제가 우즈베키스탄에 찾아왔던 대학생들을 롤모델로 삼아 ‘코리안 드림’을 이뤘습니다.”


인천의 한 화장품 회사에서 해외 수출 영업을 담당하는 우즈베키스탄인 코디로바 마우주나 씨(25)는 2017년 고등학생 시절 고려대 사회공헌원 해외봉사단원들을 만난 걸 두고 “내 인생을 바꿔준 계기”라고 했다.


당시 고려대 재학생들로 구성된 봉사단원 10여 명은 수도 타슈켄트에서 한국과 한국어를 알리는 역할을 했다. ‘언젠가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길을 찾지 못하던 마우주나 씨는 이들을 보고 유학의 꿈을 꾸게 됐다. 이듬해에도 고려대 봉사단원들과 교류하며 한국어를 공부했고, 독학을 통해 뛰어난 어학 실력을 갖춰 봉사단원과 현지 학생 간 통역 역할까지 맡았다.


또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19학번으로 합격하며 꿈에 그리던 한국 대학생이 됐다. 마우주나 씨는 “입학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봉사단원들이 마중 나온 걸 보고 감동했다”고 했다.



마우주나 씨에게는 최근 뜻깊은 일이 생겼다. 타슈켄트에서 고려대 봉사단원들로부터 같이 한국어를 배운 바흐티요로바 딜로라 씨(20)가 미디어학부 23학번으로 입학한 것이다. 딜로라 씨는 “2017년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상태에서 중학생 때 봉사단원들을 만났다”며 “고려인 친구들을 통해 케이팝을 알게 됐지만 도시 외곽 지역이라 한국인을 만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했다.

또 “유학은 꿈도 못 꾸고 있었는데 마우주나 씨가 먼저 입학하는 걸 보고 ‘나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용기를 갖고 한국어 학원을 열심히 다녔다”고 말했다. 마우주나 씨는 자신이 롤모델이 됐다는 말을 듣고 감격 어린 표정을 지었다. 


새내기 대학생으로 한 학기를 보낸 딜로라 씨는 “재학 기간 중 해외봉사단에 들어가 활동하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 새로운 꿈을 심어주고 싶다”며 “졸업 후에는 우즈베키스탄에 수출할 한류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를 만드는 PD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2008년 사회봉사단을 만들고 국내외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1년 사회공헌원으로 확대 개편했으며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서 재학생 등의 교육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 동아일보 최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