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옥 선생님



Q1. 한국어 선생님이 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해서 한국어교육 전공자는 아닙니다. 대학원 재학 중 우연히 고려대 한국어센터에서 ‘일본인을 위한 한국어 교사 양성과정 1기생’을 모집한다는 포스터를 보게 되었습니다. 한국어교육은 전혀 몰랐지만 ‘일본인’이란 말만 보고 덜컥 양성과정에 등록했었는데 그때는 수업 내용도 잘 이해하지 못했고 모의수업도 잘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계기가 되어서 한국어 교사란 평생 일자리를 얻게 되었지요. 지나온 과정을 돌이켜보면 어렵고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그만큼 그 시간이 즐겁고 소중했기에 저를 지금까지 오게 한 것 같습니다.



Q2. 한국어센터에서 일하셔서 어떠신가요?


즐겁고 재미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일이 보람되고 좋습니다. 한국어센터에서 근무하기 전에 5년 정도 다른 어학 기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규모도 작고 신설 기관이어서 수업 준비, 자료 제작, 행사 준비 등 교사가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물론 그때 했던 일들이 자양분이 되었기도 하지만 그 당시에는 제가 했던 것들이 맞는지 검증받고 확인받기가 어려웠습니다. 우리 한국어센터는 그런 면에서 전문적이고 체계적이어서 한국어 교사로서 든든한 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  특별한 수업 노하우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특별한 노하우라고 할 거까지는 아닙니다만, 저는 재미있게 수업을 꾸리려고 합니다. 수업이 재미있으면 교사의 설명에도, 학생들끼리 서로의 말에도 집중하게 되고, 저는 그럴 때 학습 동기가 커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수업 시간에 학생들을 많이 웃게 하려고 하죠. 그렇지만 수업은 웃기기만 해서는 안 되더라고요. 다들 성인이니만큼 초급 학생들이더라도 잘 가르치고 못 가르치는 걸 너무나 잘 알아서 정확하면서 알기 쉽게 설명하려고 수업 준비를 철저히 합니다. 무엇이든 수업 시간에 있었던 일들이 학생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수업이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 가장 보람 있었던 일?

정말 여러 학생이 떠오르네요. 제 첫 학생들은 물론 졸업식 답사에서 저를 엄마라고 크게 외쳤던 학생, 교실 캐비닛에 수박을 숨겨 놓았던 학생, 저와 대립했던 학생, 참 많은 학생들이 생각납니다. 그중 지체 장애의 여학생과 청각 장애의 남학생, 이 두 학생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부족한 게 너무나 많았지만 저를 잘 따라 주고 누구보다도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고 한국을 즐기려 했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교사로서 보람도 컸지만 오히려 그 학생들로부터 참 많은 것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다들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무척 궁금한데요. 저를 만난 모든 학생이 한국, 한국어와 맺은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길 응원하겠습니다.


- 가르치면서 가장 힘든 일이 있다면 있었다면?

저뿐만 아니라 많은 선생님이 그러실 텐데요. 한국어교육 경력이 적지 않은데 아직도 첫날 첫 시간은 긴장되고 떨립니다. ‘이번 학기엔 어떤 학생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무슨 일이 있을까?’ 하면서 걱정 반 기대 반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요. 첫날의 긴장감이나 어색함은 하루하루 지나면서 줄어들게 마련인데 학급 상황에 따라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더라고요. 학생들이 제 설명을 이해하지 못할 때도 물론 힘들지만 활기찬 학급 운영이 어려울 때가 저는 더 힘든 것 같습니다. 



Q3.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필요한 자세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얼마 전 한 학생의 말에 참 대단하다 느꼈었는데요. 아직 초급이었던 그 학생은 수업이 끝나면 카페, 시장 등 여기저기를 다닌다고 하더라고요. 카페에서는 교실에서 배운 표현을 써 보려고, 시장에서는 교실에서 배울 수 없는 한국어를 배우려 한다면서요. 이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제가 외국어를 배웠을 때를 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게 참 괴롭고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실수할까 봐 두려웠던 거죠. 그때 틀려도 좋으니 도전해 보라고 용기 주셨던 선생님의 말씀을 지금은 제가 학생들에게 자주 합니다. 틀리는 것에 두려움을 갖지 말고 도전하라고요.



Q4 앞으로 한국어센터에서 공부하기를 희망하는 학생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고려대 한국어센터는 한국, 한국어, 한국 문화를 알고 싶은 모든 분에게 항상 문은 열려 있습니다. 문화체험, 현장 견학, 도우미 활동 등 한국어 수업뿐만 아니라 한국을 즐길 수 있는 여러 행사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한국어센터에서 보낸 시간이 평생 남을 소중한 추억으로, 미래를 살아갈 여러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고려대 한국어센터는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언제든지 문을 두드려 주십시오.